19.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어제는 광운대학교 2026학년도
소원 HOPE 창의보조공학 경진대회에 참여했다.
보조공학이란
장애인과 노약자가 일상생활, 교육, 직업 활동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나 기기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번 대회는 그런 보조공학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고,
실제로 구현 가능성까지 고민해보는 자리였다.
우리 팀도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발표 자료를 만들고
구현 방향을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심사위원분들에게
우리의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계속 이야기했다.
그리고 결과는 장려상.
분명 상을 받은 것은 감사한 일이다.
아무 결과도 없이 끝난 것도 아니고,
우리의 시도와 노력이 어느 정도 인정받은 것도 맞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마음 한쪽에는 아쉬움도 남았다.
우리가 기대했던 성과는
그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우리가 준비한 만큼 다 보여줬을까?”
"어디에서 부족했을까?”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만큼
진심으로 준비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아무 기대가 없었다면
실망도 크지 않았을 것이다.
도달하고 싶은 성과가 있었고, 그 성과에 가까이 가고 싶었고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준비했기 때문에
결과 앞에서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자연스럽다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가볍게 준비한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조음·음운장애라는 주제부터 시작해서,
AI 모델 설계, 백엔드
프론트엔드, 학습 과정
데이터 처리까지...
정말 여러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 고민하고 준비했다.
그만큼 장려상이라는 결과가
감사하면서도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미 결과는 나왔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이고,
이미 발표된 결과이다.
그 결과 앞에서
계속 자책하고, 계속 화를 내고
계속 억울해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 감정에 너무 오래 머무는 것이
오히려 더 아깝게 느껴질 때도 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광운대학교에 처음 들어와서
창의설계입문이라는 수업을 들었을 때였다.
그때 처음으로
프로젝트 전시회에 나간 적이 있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아이디어도 고민했고, 결과물도 만들었고
발표도 준비했다.
나름대로는 꽤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상하지 못했다.
아쉽게 몇 점 차이로
수상권에 들지 못했다.
그때는 솔직히 많이 아쉬웠다.
마음 같아서는
정확한 기준을 공개해달라고 말하고 싶었고,
왜 우리가 수상하지 못했는지 따지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꾹 참았다.
내가 그럴 위치도 아니었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니었다.
부스를 정리하고,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워 생각해보니
조금씩 다른 생각이 들었다.
1등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고,
5등을 한 데에도 이유가 있겠지.
심사위원마다 중요하게 보는 기준이 달랐을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점수를 후하게 주셨을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조금 더 엄격하게 보셨을 수도 있다.
또는 대회의 주제와
우리 프로젝트의 방향이
조금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 이유들은
결과가 나온 뒤에 아무리 생각해도
완전히 알기 어렵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것은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음에 무엇을 바꿀 것인지라고 생각한다.
성과를 결과 하나로만 보지 말자

대회가 끝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결과를 먼저 보게 된다.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참가상.
이렇게 이름이 붙는 순간
그 결과가 프로젝트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최우수상을 받은 프로젝트는
무조건 완벽한 프로젝트이고,
참가상을 받은 프로젝트는
완전히 실패한 프로젝트일까?
상을 받지 못한 프로젝트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프로젝트인 걸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수상 결과는 중요하다.
대회라는 것은 결국
정해진 기준 안에서 평가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을 받기 위해서는
실력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회 주제와의 적합성, 심사위원이 중요하게 보는 기준
발표 시간 안에 얼마나 잘 전달했는지,
질문에 얼마나 명확하게 답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운도 함께 작용한다.
그래서 결과 하나만 보고
우리 프로젝트 전체를 판단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놓쳤는지라고 생각한다.
우리 작품의 의도를 충분히 잘 설명했는지.
발표 자료는 설득력 있게 구성되었는지.
평가 중 들어온 질문에
우리가 충분히 명확하게 답했는지.
보조공학이라는 대회 주제와
우리 프로젝트의 방향이 잘 맞았는지.
실제 사용자의 문제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여줬는지.
이런 부분들을 다시 보는 것이
단순히 상의 이름만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계속 상에만 연연하면
아쉬움만 남는다.
하지만 결과를 하나의 피드백으로 바라보면
다음에 무엇을 고쳐야 할지가 보인다.
성과는 단순히
몇 등을 했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무엇을 만들었고
어디까지 해냈고
무엇을 배웠고
다음에는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지까지 포함해서
성과라고 생각한다.
아쉬움은 진심의 증거다

나는 아쉬움이 꼭 나쁜 감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프로젝트에 대해
진심 어린 아쉬움이 남는다면,
그 프로젝트는 정말 열심히 한 프로젝트였다고 말할 수 있다.
대충 준비한 일은
결과가 좋지 않아도 크게 아쉽지 않다.
“뭐, 어쩔 수 없지.”
“이 정도면 됐지.”
하고 금방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오래 고민했고,
많은 시간을 썼고, 팀원들과 계속 수정하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를 만들고 싶었던 프로젝트는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더 아프다.
그만큼 마음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도 그랬다고 생각한다.
조음·음운장애라는 주제를 잡고,
AI 모델을 설계하고, 백엔드와 프론트엔드를 만들고
학습 과정과 데이터 처리까지 고민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많은 사람이
오랜 시간 에너지를 쏟았다.
그러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아쉬움에만 오래 머무르지 않는 것이다.
아쉬움은 계속 붙잡고 있으면
자책이 되지만,
잘 정리하면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좋은 재료가 된다.
“우리가 무엇을 더 잘 전달했어야 했을까?”
“심사위원의 질문에 더 명확하게 답할 수는 없었을까?”
“사용자의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보여줄 방법은 없었을까?”
“기술적인 완성도보다 설득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이런 질문으로 바꾸면
아쉬움은 단순한 감정에서
다음 시도를 위한 피드백이 된다.
아쉬움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다.
진심으로 준비한 사람에게 남는
가장 솔직한 감정일 수 있다.
그래도 우리가 얻은 것은 있다

대회에서 얻는 것은
상장 하나만은 아니다.
피드백과 시상식 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경쟁 팀, 다른 분야의 사람들
새로운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들을 시기하거나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야기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시점이 되면
결과물은 거의 완성되어 있고,
발표 자료도 더 이상 크게 바꿀 수 없는 상태다.
그렇다면 내가 만든 프로젝트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개발했는지
어떤 고민을 했는지 공유해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가끔은 이런 걱정을 하기도 한다.
“전략이 노출되는 것 아닐까?”
“기술을 너무 많이 말하면 손해 아닐까?”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몇 마디 설명으로 무너질 전략이라면
애초에 그렇게 단단한 전략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 자체보다
그 아이디어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실행력이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내가 막혀 있던 문제의 답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오기도 한다.
내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누군가에게는 어색하게 보일 수 있고,
반대로 내가 놓쳤던 관점을
다른 팀이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이런 자리에서는
앞으로 함께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단순히 명함을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이 사람이랑은 다음에 진짜 뭔가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만나는 것.
그것도 대회가 줄 수 있는
꽤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꼭 사람을 영입하지 않더라도,
좋은 팀을 벤치마킹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어떤 팀은 발표를 잘하고,
어떤 팀은 문제 정의가 날카롭고,
어떤 팀은 시각 자료를 정말 설득력 있게 만든다.
그런 팀들을 보면서
“다음에는 우리도 저 부분을 더 잘해보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이미 얻은 것이 있는 것이다.
결국 대회에서 얻는 것은
상장 하나만이 아니다.
피드백, 사람, 관점, 다음 프로젝트의 힌트.
이런 것들이 쌓이면
다음번에는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부족했던 점은 냉정하게 봐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번 대회에서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는
AI 기술에 대한 설명이 조금 부족했다는 점이다.
AI 관련 작품을 못 만들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고 발표를 못했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가진 기술적 강점을
조금 더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터에서도
우리 AI 기술의 성능은 어느 정도 보여줬지만,
그 AI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떤 구조로 설계했는지,
어떤 모델을 활용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조금 더 분명하게 드러났으면 좋았을 것 같다.
평가하시는 교수님들 입장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API를 활용한 것인지,
직접 모델을 만들고 학습한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기술을 구현한 것인지
짧은 시간 안에 파악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이 부분은
개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발표 준비 과정에서 무엇을 강조할지에 대한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마음 같아서는
우리가 한 프로젝트를 하루 종일 몇 시간씩 설명하고 싶다.
하지만 실제 대회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발표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포스터를 보는 시간도 제한되어 있고,
심사위원이 모든 내용을 자세히 물어봐주시기도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후킹할 수 있는 부분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어떤 대회에서는 기술을 강조해야 하고,
어떤 대회에서는 스토리와 문제 정의를 강조해야 하고,
어떤 대회에서는 향후 발전 계획과 협력 방안을 강조해야 한다.
또 어떤 대회에서는
이 모든 요소가 균형 있게 들어가야 할 수도 있다.
이런 대회의 성격을
대회 전에 조금 더 빠르게 파악하고 준비했다면,
우리가 조금 더 만족할 만한 성과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회고를 해본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작년에도 같은 대회가 학교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1등 팀이 어떤 주제로 수상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그 팀이 발표 자료와 포스터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무엇을 강조했는지까지 봤어야 했다.
기회가 된다면
이전 수상자에게 피드백을 받거나,
교수님께 미리 자료를 보여드리고 의견을 들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이런 과정이 있었다면
조금 더 높은 확률로
우리가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부족했던 점을 보는 것은
누군가를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음에는 같은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래도 다음은 남는다

결과는 이미 나왔다.
아쉬운 마음도 있고,
돌아보면 부족했던 점도 보인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장려상이라는 결과 하나로만 끝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끝까지 만들었고,
발표했고,
평가를 받았고,
다음에 무엇을 더 잘해야 하는지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번 아쉬움은
그냥 실패의 감정으로만 남기지 않아도 된다.
다음 시도를 위한 기록으로 남기면 된다.
성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을 때
중요한 것은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는 것이다.
아쉬워할 만큼 아쉬워하고,
돌아볼 만큼 돌아보고,
그다음에는 다시 준비하면 된다.
상장은 하나의 결과지만,
회고는 다음 결과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
오늘 아침 스토어 조회수가 1,000회를 넘은 걸 보고
괜히 신기했던 장원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