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중소돌의 기적

오늘은 갑자기
K-POP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아이돌을
엄청 열심히 찾아보는 사람은 아닌데요.
요즘 유튜브를 보다 보면
이상하게 자꾸 한 그룹이 보입니다.
바로 리센느(RESCENE)입니다.
아마 최근에 유튜브나 인스타를 많이 보셨다면
“거제 야호~”
이거는 한 번쯤 보셨을 수도 있습니다.ㅋㅋㅋㅋ
저도 처음에는
그냥 요즘 바이럴을 잘 탄 아이돌인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까
생각보다 과정이 재미있더라고요.
특히 저는 리센느 자체도 신기했지만,
“이 사람들을 도대체 누가 이렇게 보여준 거지?”
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최근 흔히 ‘중소돌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리센느와
그 과정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한
솔파스튜디오 윤성원 PD 이야기를
가볍게 해보려고 합니다.
시작은 ‘안원잘부’가 아니었다

저는 처음에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인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줄여서 안원잘부가
모든 것의 시작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니더라고요.
그 전에 원이는 케이카 유튜브의
‘나의 연수 아저씨’라는 웹예능에 출연하고 있었습니다.
초보운전자인 원이가
코미디언 이선민, 유영우에게
운전을 배우는 콘텐츠였습니다.
여기서부터 원이의
조금 엉뚱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꾸며진 아이돌 느낌보다는
그냥 운전 처음 배우는
평범한 20대 같은 느낌이 훨씬 강했습니다.
그리고 이 원이를
솔파스튜디오 쪽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서 하나 정확히 말하면,
윤성원 PD가 직접
‘나의 연수 아저씨’를 보다가
“유레카!!!! 이 친구다!!!!”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ㅋㅋㅋㅋ
윤성원 PD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회사 직원 한 분이 원이를 알려줬고,
당시 준비하던 외부 프로젝트의
호스트로 원이를 추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떨어졌습니다.
그 당시에는 리센느가
지금처럼 알려진 팀이 아니었으니까요.
근데 더 웃긴 건
윤성원 PD가 이미
“이거 안 되면 내가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떨어져서
내심 좋았다고 했습니다.ㅋㅋㅋㅋ
그리고 그렇게 나온 게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입니다.
유명한 사람을 찾은 게 아니라, 될 만한 사람을 찾았다

저는 이 부분이 제일 신기했습니다.
보통 콘텐츠를 만든다고 하면
이미 유명한 사람을 데려오거나,
요즘 뜨는 사람을 섭외하거나,
어떻게든 인지도가 있는 사람을 데려오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윤성원 PD는
조금 반대로 갔습니다.
“이미 유명한 사람을 데려오는 게 그렇게 의미가 있나?”
에 가까운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대신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콘텐츠에서 보여줄 것이 있는 사람을 찾은 겁니다.
그리고 원이에게서
그 가능성을 본 것 같습니다.
윤 PD는 인터뷰에서
원이의 아주 사소한 행동을 이야기했습니다.
예를 들어
웃을 때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모습.
보통이라면 그냥 지나칠 만한 행동인데,
그런 모습에서
자기 자신을 숨기지 않는 성향과
상황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모습을 봤다고 합니다.
이게 저는 되게 신기했습니다.
누군가는 그냥
“잘 웃는 아이돌이네.”
하고 넘어갈 수 있는데,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거기서
“어? 이 사람 재밌겠는데?”
를 보는 겁니다.
결국 기획력이라는 것도
없는 것을 갑자기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기보다,
원래 있는 매력을 발견하는 능력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센느를 몰라도 재미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안원잘부가
진짜 잘했다고 느낀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리센느를 몰라도 볼 수 있습니다.
이게 진짜 중요합니다.
보통 아이돌 자체 콘텐츠는
그 멤버를 이미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콘텐츠에서도
“우리 멤버의 이런 모습!”
을 보여주는 방식이 많습니다.
근데 문제는....
애초에 그 멤버를 모르면
클릭할 이유가 없습니다.
안원잘부는 이걸 반대로 했습니다.
윤성원 PD도
지금까지 멤버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기획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원이와 제나를 보여줄 때도
‘원이와 제나’
가 아니라
‘사투리 쓰는 아이돌’
이라는 식으로 먼저 접근합니다.
사람들이 이름을 몰라도
“어? 아이돌이 사투리를 쓰네?”
하고 볼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보다 보면
“근데 얘 누구야?”
가 됩니다.
그다음에 검색합니다.
그다음에는 그룹을 알게 되고,
그러다가 노래도 들어보게 됩니다.
순서가 완전히 반대입니다.
아이돌을 알아서 콘텐츠를 보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보다가 아이돌을 알게 되는 겁니다.
저는 이게
이번 리센느 성공에서 꽤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제 야호’가 터졌다

그러다가 나온 것이
“거제 야호~”
입니다.ㅋㅋㅋㅋㅋㅋ
원이와 미나미를 데리고
거제로 내려갑니다.
거제 출신 원이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거의 동네 주민처럼 다니고,
일본인 멤버 미나미는
화려한 갸루 스타일로 돌아다닙니다.
이 두 사람을 붙여놓으니까
그림부터 이상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게 그냥 우연히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윤성원 PD는
원이의 옷도 정말 집 앞에 나온 사람처럼 보이게 하고 싶어서
처음에는 삼선 슬리퍼까지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대본을 하나부터 열까지 짜놓은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일이 생길 확률이 높은 판을 만들어놓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멤버들이 그냥 자기 모습대로 놉니다.
이게 저는 진짜 좋은 기획 같았습니다.
사람을 억지로 웃기게 만들지 않고,
그 사람이 원래 가지고 있던 모습을
가장 재미있게 보일 수 있는 환경에 넣어주는 것.
그리고 결국
‘거제 야호’라는 밈이 엄청나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관심은 자연스럽게
리센느라는 그룹으로 이어졌고,
2024년 8월에 발매됐던 LOVE ATTACK은
발매 1년 11개월 만인 2026년 7월
멜론 TOP100 1위까지 올라갔습니다.
진짜 역주행입니다.
그래서 ‘중소돌의 기적’이라고 하나 봅니다

처음에는 저도
리센느가 밈 하나를 제대로 타면서
갑자기 잘된 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과정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원이는 다른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조금씩 보여주고 있었고,
그 가능성을 발견한 사람이 있었고,
솔파스튜디오는 그 매력을
리센느를 모르는 사람도 볼 수 있는 콘텐츠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거제 야호’ 같은 장면이 나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리센느를 알게 되었습니다.
결과만 보면
말 그대로 ‘중소돌의 기적’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기적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사람에게 이미 있는 특징을 발견하고,
그중 무엇을 꺼내야 재미있는지 판단하고,
대중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
이게 콘텐츠 기획자의 역할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특히 솔파PD를 보면서
기획이라는 게 없는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있는 매력을 발견해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아주는 것.
원이의 사투리도,
미나미의 캐릭터도,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도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것들이었습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가
사람들로 하여금
“근데 얘 누구지?”
라고 검색하게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리센느의 사례에서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좋은 콘텐츠는
처음부터 대단한 것을 새로 만들어내야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는 데서
시작될 수도 있다는 것.
저도 앞으로 무언가를 기획할 때
새로운 것을 억지로 만들어내려고 하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 중
무엇을 다르게 보여줄 수 있을까?
를 먼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저번주에 이슈가 많아서 블로그 포스팅이 늦어진
장원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