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모든 일을 내가 다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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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모든 일을 내가 다 할 수는 없다
어쩌면 진정한 팀플을 처음 경험해보는 곳이 대학 아닐까?
놀라운 사실 ㄷㄷㄷㄷ

일이 지금처럼 많아지기 전에는,
나는 모든 일을 혼자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되고, 더 시간을 쓰면 되고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어떻게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일단 내가 잡고

누군가 애매해하면 내가 정리하고

급한 일이 생기면 내가 처리하고

마무리가 부족해 보이면
내가 다시 다듬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렇게 하면
일이 빨리 굴러갈 때도 있다.

내가 직접 하면
설명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내 기준대로 바로 처리할 수 있고
결과물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혼자 많이 하는 것이
책임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됐다.

모든 일을 내가 다 할 수는 없다는 것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것과
모든 일을 내가 다 해야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은 모든 일을
내가 다 할 수는 없다는 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처음에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의욕이라고 하면 데프콘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특히 무한도전 그 회차가 ㅋㅋ

처음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생각보다 의욕이 많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도 그렇고
새로운 팀을 만들 때도 그렇고
새로운 일을 맡게 되었을 때도 그렇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인다.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챙기고 싶고
놓치는 것 없이 다 잘하고 싶어진다.

나도 그랬다.

장원툴 일을 하면서도
상품 하나하나를 잘 보여주고 싶었고

팀코드브릿지를 하면서도
멘토들과 멘티들이 더 좋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블로그를 쓰면서도
하루하루 그냥 넘기지 않고
무언가를 기록하고 싶었다.

하나만 놓고 보면
다 의미 있는 일이다.

문제는 그 의미 있는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때다.

처음에는
조금 바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잠을 조금 줄이면 되고, 시간을 조금 더 쪼개면 되고
하루에 조금 더 많은 일을 넣으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일은
생각보다 정직하다.

내가 마음만 먹는다고
하루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체력에도 한계가 있고, 집중력에도 한계가 있고
한 사람이 챙길 수 있는 범위에도 한계가 있다.

처음에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면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이 많아질수록 놓치는 것도 생긴다

가끔 일을 시작하기 전에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곤 한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이 안 잡혀서…

일이 많아지면 처리하는 양은 늘어난다.

하지만 동시에 놓치는 것도 생긴다.

처음에는 작은 것부터 놓친다.

답장을 늦게 하거나
확인해야 할 내용을 깜빡하거나
미리 챙겼어야 할 일을
마감 가까이 가서 떠올리기도 한다.

그러다 더 바빠지면
조금 더 중요한 것들도 흔들린다.

일의 방향을 충분히 생각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상태를 살피지 못하고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도
잠깐씩 흐려질 때가 있다.

그때부터는
단순히 바쁜 문제가 아니다.

일이 많아질수록 내가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일에 끌려가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나도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순간이 있다.

분명 열심히 살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느낌.

계속 움직이고 있는데
뭔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느낌.

하루 종일 바빴는데
밤에 돌아보면 정작 마음은
별로 개운하지 않은 날.

그럴 때마다 느낀다.

내가 모든 일을 붙잡고 있다고 해서
모든 일이 잘 되고 있는 것은 아니구나.

오히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잡고 있어서
중요한 것들이 흐려질 수도 있구나.

일이 많아지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뜻일 수도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 많다는 뜻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이 많아질수록
더 잘 정리하지 않으면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많이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하는 것이다.

책임감과 과부하는 다르다

아이구 머리아프다....ㅠㅠ

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고 싶다.

맡은 일은 끝까지 하고 싶고
누군가 나를 믿고 맡긴 일이라면
가능하면 좋은 결과로 돌려주고 싶다.

그래서 가끔은 조금 무리해서라도
일을 끌고 가려고 할 때가 있다.

“내가 맡았으니까 해야지.”
“내가 시작했으니까 끝까지 봐야지.”
“내가 안 하면 누가 하겠어.”

이런 생각이 든다.

물론 책임감은 중요하다.

책임감이 없으면 일은 쉽게 흐트러지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불안해진다.

하지만 책임감과 과부하는 다르다.

책임감은
맡은 일을 끝까지 잘 해내려는 태도다.

과부하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도
계속 혼자 붙잡고 있는 상태다.

겉으로 보기에는
둘 다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다.

책임감은 일을 앞으로 가게 만들지만,
과부하는 결국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책임감은 팀을 안정시키지만,
과부하는 어느 순간 팀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

내가 모든 것을 혼자 붙잡고 있으면
처음에는 일이 빨리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가 지치고, 판단이 흐려지고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결국 일의 품질도 떨어질 수 있다.

그때는 내가 책임감 있게 행동한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과부하를 버티고 있었던 것일 수 있다.

책임감은 혼자 다 하는 것이 아니다.

끝까지 잘 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일은 혼자 붙잡는 것보다
나누고, 맡기고, 함께 정리할 때
더 잘 될 수도 있다.

내가 해야 할 일과 맡겨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매번 블로그에서 ‘제발 좀 적으면서 살자’고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일이 많아질수록
중요해지는 질문이 있다.

이 일을
정말 내가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을 하지 않으면
모든 일이 내 일이 되어버린다.

누가 해도 되는 일도
내가 하게 되고,

다른 사람이 배우면서 해볼 수 있는 일도
내가 먼저 처리하게 되고

조금만 설명하면 맡길 수 있는 일도
귀찮다는 이유로 내가 해버리게 된다.

처음에는 그게 편하다.

설명하는 시간보다
내가 하는 시간이 더 짧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하면
결국 모든 일이 나에게 몰린다.

그리고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기다리게 된다.

“이건 원준이가 하겠지.”
“이건 대표님이 정리하겠지.”
“이건 결국 장원준이 처리하겠지.”

이렇게 되면
나도 힘들고
함께하는 사람들도 성장하기 어렵다.

그래서 내가 해야 할 일과
맡겨도 되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

내가 꼭 판단해야 하는 일.
내가 책임지고 방향을 잡아야 하는 일.
내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일.
이런 일은 내가 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 반복 작업, 정리하면 전달할 수 있는 일
다른 사람이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일
오히려 맡겼을 때 그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일은
나누는 것이 좋다.

맡긴다는 것은 손을 놓는 것이 아니다.

일이 잘 되도록 역할을 나누는 것이다.

내가 모든 것을 직접 해야만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이 잘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해주고, 방향을 설명하고
결과를 함께 확인하는 것도
책임지는 방식이다.

내려놓는 것도 무책임은 아니다

미안하다~~~~

가끔 무언가를 내려놓으면
무책임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시작한 일인데
끝까지 붙잡지 못하는 것 같고

내가 하겠다고 말했던 일인데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괜히 미안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내려놓는 것이
항상 무책임은 아니다.

오히려 계속 붙잡고 있다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더 무책임할 때도 있다.

내가 지금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끝까지 혼자 끌고 가다가
결국 늦어지고, 품질이 떨어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간다면
그건 책임감 있는 방식이 아닐 수 있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포기한다는 뜻만은 아니다.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는 것일 수도 있고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넘기는 것일 수도 있고
지금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일 수도 있다.

모든 일을 다 붙잡는 사람은
열심히 사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오래 가는 사람은
무엇을 붙잡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조금씩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나도 아직 잘 못한다.

좋아 보이는 일이 있으면 일단 잡고 싶고

필요해 보이는 일이 있으면 내가 해보고 싶고

누군가 힘들어 보이면
내가 도와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씩 생각해보려고 한다.

이 일을 내가 지금 해야 하는지.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아닌지.

내가 붙잡고 있어서
오히려 더 늦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려놓는 것은
책임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더 오래 책임지기 위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시 정리하는 것이다.

결국 오래 가려면 혼자 다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아프리카 속담-

혼자 많이 하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하다.

잠을 줄이고, 시간을 쪼개고
에너지를 끌어모으면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방식은
오래 가기 어렵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계속 혼자 다 하려고 하면
언젠가는 지친다.

몸이 먼저 지칠 수도 있고, 마음이 먼저 지칠 수도 있고
관계가 먼저 흔들릴 수도 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내가 혼자 다 하려고 할수록
함께하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팀은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하는 곳이 아니다.

각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나누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곳이다.

내가 모든 일을 다 한다면 그건 팀이라기보다
그냥 내가 바쁜 상태에 가까울 수도 있다.

그래서 오래 가려면
혼자 다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맡길 수 있는 것은 맡기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받고
내가 해야 할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

그게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도 귀찮고
내 기준만큼 안 나올까 봐 불안하고
결국 내가 다시 해야 할까 봐 걱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맡기지 않으면
아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나누지 않으면 아무도 함께 성장하지 못한다.

혼자 다 하면 당장은 빠를 수 있지만
함께 나누면 더 오래 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혼자 해냈느냐가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일을 오래 이어갈 수 있느냐다.

모든 일을 내가 다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어쩌면
그걸 인정하는 순간부터
진짜 일을 잘하는 방식이 시작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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