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수능 D-100을 맞이한 수험생들에게

오늘은 수능 D-100일이다.
누군가에게는
아직 100일이나 남은 날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이제 100일밖에 남지 않은 날일 수도 있다.
아마 수험생 입장에서는
두 마음이 동시에 들 것 같다.
아직 할 것은 많은데
시간은 빠르게 줄어드는 것 같고,
분명 열심히 해온 것 같은데
점수는 마음처럼 나오지 않고,
이 시점에서 뭘 더 해야 할지
괜히 마음이 복잡해질 수도 있다.
사실 나는 수능으로 대학에 간 사람은 아니다.
나는 수시로 대학에 들어왔고 정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처럼
수능 하루에 모든 것을 걸어본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수험생들의 마음을
내가 전부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입시를 지나오면서,
그리고 주변의 수험생들을 보면서
이 시기의 불안과 압박이 얼마나 큰지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그 시기에는 시험 하나가
거의 인생의 전부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루하루의 점수에 마음이 흔들리고
모의고사 등급 하나에 기분이 바뀌고
주변 친구들의 공부량을 보면서
괜히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입시는 분명 중요한 과정이지만,
내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유일한 순간은 아니었다.
그래서 오늘은 D-100을 맞이한 수험생들에게
남은 100일을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100일은 짧지만, 아무것도 못 할 시간은 아니다

100일이라는 시간은 애매하게 느껴진다.
길다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갈 것 같고,
짧다고 하기에는 아직 포기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마음이 흔들리기 쉽다.
“이제 와서 바뀔 수 있을까?”
“지금부터 해도 늦은 거 아닐까?”
“나는 이미 망한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100일은
아무것도 못 할 시간은 아니다.
물론 지난 2년을 완전히
새로 만드는 시간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정리하고, 반복하고, 실수를 줄이고
시험장에서 꺼낼 수 있게 만드는 시간은 충분히 된다.
수능 100일 전에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마음보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끝까지 가져가겠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
갑자기 모든 과목을 완벽하게 만들겠다는 생각보다
내가 자주 틀리는 유형을 줄이고
알고 있는데 실수하는 문제를 잡고
시험 시간 안에 풀 수 있는
감각을 만드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다.
100일은 짧다.
하지만 아무것도 못 할 만큼 짧지는 않다.
이 시간은 기적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공부를 시험장에서 쓸 수 있게
다듬는 시간에 가깝다.
지금부터는 완벽보다 반복이 중요하다

아직 부족한 단원이 보이고
풀어야 할 문제집은 남아 있고
친구들은 나보다 더 많이 하는 것 같고
인터넷에는 온갖 공부법이 쏟아진다.
그러다 보면 갑자기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싶어진다.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해서
모든 과목을 완벽하게 정리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계획을 지키고,
시험장에 들어갈 때는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가 되고 싶어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은 100일 동안 필요한 것은
완벽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반복하는 사람으로 버티는 것이다.
수능은 결국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시험장에서 흔들리지 않고 꺼내는 시험에 가깝다.
그러려면 새로운 것을 계속 집어넣는 것보다
자주 틀리는 것을 다시 보고
헷갈리는 것을 반복하고, 실수했던 부분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처음 보는 어려운 문제 하나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배운 개념을 다시 틀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모르는 것을 새로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는 것을 시험장에서 맞히는 것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완벽하게 하려고
너무 욕심내기보다 반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좋다.
매일 할 수 있는 양을 정하고, 자주 틀리는 것을 기록하고
다시 봐야 할 문제를 남겨두고, 실전처럼 시간을 재보는 것.
이런 반복이 쌓이면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
조금 덜 흔들릴 수 있다.
완벽한 하루가 아니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무너지지 않고 다시 반복하는 것이다.
불안하다고 계획을 계속 바꾸지 말자

수능날이 다가올수록 불안은 점점 커진다.
불안해지면
사람은 자꾸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된다.
새로운 공부법을 찾아보고, 새로운 강의를 찾아보고
새로운 문제집을 사고, 새로운 계획표를 만든다.
물론 필요한 변화는 해야 한다.
지금 방식이 정말 맞지 않다면
수정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불안할 때마다 계획을 계속 바꾸면
오히려 아무것도 쌓이지 않을 수 있다.
공부는 어느 정도
반복과 누적이 필요하다.
오늘은 이 방법, 내일은 저 방법
다음 주에는 또 다른 방법으로 계속 바꾸다 보면
결국 내 안에 남는 것이 적어진다.
계획은 공부를 돕기 위한 도구이지
불안을 잠시 덮기 위한 장식이 아니다.
가끔 계획을 새로 세우면
마음이 조금 편해질 때가 있다.
마치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고
이번에는 진짜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새 계획만 지키면 모든 것이 바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계획을
얼마나 멋지게 세웠느냐가 아니라
그 계획을 얼마나 꾸준히 실행했느냐다.
그러니 불안하다고
너무 자주 방향을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하는 공부가
완전히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조금 부족해 보여도
일단 며칠 더 밀고 가보는 것도 필요하다.
계획은 자주 갈아엎는 것보다
조금씩 고쳐가며 버티는 것이 더 좋을 때가 많다.
남은 시간은 새로운 나를 만드는 시간이 아니다

D-100이라는 숫자는 사람을 자극한다.
이제 진짜 해야 할 것 같고, 완전히 달라져야 할 것 같고
남은 100일 동안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나는 남은 100일을
완전히 새로운 나를 만드는 시간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갑자기 잠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하루 공부량을 무리하게 늘리고
지킬 수 없는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를 계속 몰아붙이면
오히려 더 빨리 지칠 수 있다.
수능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마지막까지 가야 하는 시험이다.
그러려면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
지금의 나를 조금 더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완전히 망가뜨리지 않고, 식사를 대충 넘기지 않고
매일 최소한의 공부 리듬을 유지하고,
멘탈이 흔들려도 다시 자리로 돌아오는 것.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조금 더 정확하게 만들고
내가 자주 무너지는 지점을
조금 덜 무너지게 만들고
시험 당일에 내 실력을 최대한 꺼낼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맞춰가는 시간이다.
무리해서 완전히 달라지려고 하기보다
끝까지 버틸 수 있는 나를 만드는 것.
D-100부터는
그게 더 현실적인 목표일지도 모른다.
수능은 중요하지만, 인생 전체는 아니다

수능은 중요하다.
이건 부정할 수 없다.
수능 결과에 따라 갈 수 있는 학교가 달라질 수 있고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고, 당장 눈앞의 진로가 바뀔 수도 있다.
그러니 수능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시간도 있고,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은 소중하다.
하지만 동시에
수능이 너라는 사람의 전부는 아니다.
수능을 잘 봤다고 해서
앞으로의 인생이 자동으로 완성되는 것도 아니고
수능을 원하는 만큼 보지 못했다고 해서
인생이 완전히 끝나는 것도 아니다.
시험 결과는 중요하지만
그 결과가 한 사람의 가능성을
전부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사람은 생각보다
여러 번 방향을 바꿀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다른 길에서 기회를 만날 수도 있다.
그러니 수능을 가볍게 여기지도 말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겁먹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그 최선이
너를 무너뜨리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수능은 중요한 시험이다.
하지만 너라는 사람은
그 시험보다 훨씬 크다.
결국 끝까지 버틴 사람이 시험장에 들어간다

남은 100일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끝까지 가는 것이다.
엄청난 의욕으로 시작했다가
중간에 완전히 무너지는 것보다,
조금 느려도 매일 다시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수험 생활은 매일 멋진 하루를
보내는 과정이 아니다.
어떤 날은 잘 되고, 어떤 날은 안 되고,
어떤 날은 집중이 잘 되고, 어떤 날은 문제
하나도 제대로 안 풀릴 수 있다.
그런 날이 있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 날 다시 앉는 것이다.
무너진 날이 있어도 다시 책을 펴는 것.
계획을 못 지킨 날이 있어도
다시 오늘 할 일을 정하는 것.
점수가 마음처럼 나오지 않아도
틀린 문제를 다시 보는 것.
결국 시험장에 들어가는 사람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흔들렸지만 끝까지 버틴 사람이다.
그러니 남은 100일 동안
너무 멀리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 해야 할 것을 하고 내일 다시 이어가고,
흔들리면 다시 돌아오고
끝까지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쉽지 않은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D-100은 포기하라는 신호가 아니다.
이제부터 진짜 마지막 리듬을 맞춰보라는 신호에 가깝다.
수능은 중요하다.
하지만 인생 전체는 아니다.
그러니 너무 가볍게도 말고, 너무 무겁게도 말고
남은 100일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걸어가봤으면 좋겠다.
오늘 구내식당 퀄리티가
레스토랑급이라 놀란 장원준 드림.